“박봉에 꼰대문화까지… 200만원 공무원 왜 해요”
공무원 실질임금 20년간 지속 하락
일반 행정직, 민간대비 74.6% 수준… 9급 공무원, 최저임금에 한참 밑돌아
응시율 1/4 토막, 퇴사율 30% 급증
공무원들의 실질임금이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추락해 지난해 최저치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. 특히 MZ세대(18세~42세) 신규 공무원의 경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해 잇단 퇴사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.
5일 인사혁신처와 송재호 의원(제주시갑․민주당)이 밝힌 「민관 보수수준 실태조사」에 따르면 민관대비 공무원임금은 지난 2004년 95.9%로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. <도표1>
2000년 김대중 대통령 당시 ‘공무원보수 현실화 계획’에 따라 공무원들의 처우가 개선된 이후, 약 20년간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보였다. 지난해에는 82.3%로 역대 최저점을 기록했다.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6.1% 오른 반면, 공무원 임금인상률은 1.4%에 불과해 이 같이 큰 폭의 하락을 가져왔다.
직종별로 살펴보면 그 차이는 더욱 심각하다. 전체 공무원(120만명)중 경찰․소방과 교원을 뺀 ‘일반직 공무원(55만명)’만 비교할 경우 임금수준은 더욱 떨어져 74.6%에 불과했다. 이는 민간기업(100인 이상)이 ‘100원’의 임금을 받는다고 기준했을 때 일반직 공무원은 ‘74원’을 받는다는 의미다. 70%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.
2020년 입사한 MZ세대 9급 공무원 A씨는 “대학 때 같은 성적에 다른 기업에 들어간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연봉 이야기가 나오면 말문이 막힌다”면서 “박봉에 답답한 꼰대문화, 잦은 야근,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에 공기업으로의 이직을 준비 중”이라고 털어놨다.
9급 공무원(1~3호봉)의 임금은 실질적으로 최근 6년간 최저임금을 밑돌고 있다. 그 격차는 해마다 더욱 벌어지고 있다. 최근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「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」을 분석하면 올해 9급 1호봉 임금은 177만원으로, 최저임금 201만원 보다 무려 23만원이 적다. 연봉으로 계산하면 연간 276만원 이나 적게 받는 것이다. <도표2>
이는 6년 전인 지난 2018년(9급 1호봉 144만원, 최저임금157만원) 12만원 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. 반면 열악한 임금체계로 인해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10년 전 보다 1/4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.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공채 필기시험 경쟁률은 지난해 ‘29.2대 1’로, 약 10여년 전인 2011년 ‘93대 1’ 보다 무려 69%나 하락했다. 퇴사율 또한 3·4년 재직자 중 30.7%가, 1년 미만 퇴직자도 26.5%에 달해 공직사회가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.
지난해 서울시청에 들어온 공무원 B씨는 “200만원 안되는 월급 받아 세금․연금 등 공과금과 월세 내면 70만원 정도 남는다”며 “현재 우리는 결혼·연애·출산 3포 세대가 아니라 내 집과 인간관계 등 7포 세대로 전락했다”고 한숨을 내쉬었다.
<도표1> 공무원임금 민간비교
연도별 | 2003 | 2004 | 2005 | 2006 | 2007 | 2008 | 2009 | 2010 | 2011 | 2012 | 2013 | 2014 | 2015 | 2016 | 2017 | 2018 | 2019 | 2020 | 2021 | 2022 |
비교율 | 95.5 | 95.9 | 93.1 | 91.8 | 89.7 | 89.0 | 89.2 | 84.4 | 85.2 | 83.7 | 84.5 | 84.3 | 83.4 | 83.2 | 86.0 | 85.2 | 86.1 | 90.5 | 87.6 | 82.3 |
<도표2> 9급 임금과 최저임금
연도별 | 2018 | 2019 | 2020 | 2021 | 2022 | 2023 |
9급 1호봉 | 1,448,800 | 1,592,400 | 1,642,800 | 1,659,500 | 1,681,400 | 1,770,800 |
최저임금(월) | 1,573,770 | 1,745,150 | 1,795,310 | 1,822,480 | 1,914,440 | 2,010,580 |
증감 | -124,970 | -152,750 | -152,510 | -162,980 | -233,040 | -239,780 |
2023년 4월 5일
한국노동조합총연맹